항공기를 운항함에 있어서 뇌우는 피해갈 수 있다면 피해야만 하는 악천후이다. 그러나 뇌우가 발생된 지역을 발견하고 우회해서 비행한다고 해서 그 위험을 다 회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뇌우가 발생하면서 동반되는 악천후들 중에는 우박도 포함되어 있는데, 뇌우의 중심으로부터 굉장히 먼 지역까지도 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기 조종사들은 뇌우가 발생했음을 인지했다면 우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우박의 생성

우박은 공기가 굉장히 높은 고도까지 상승했을 때 머금고 있던 물들이 냉각되고 합쳐지는 등의 작용을 통해 얼음덩어리가 쏟아져 내리는 현상이다. 우박의 생성조건과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박의 생성 조건

강한 뇌우는 우박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가질 확률이 높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면, 굉장히 강한 상승기류로 인해 구름이 수직으로 잘 발달되어 있으며 기온이 0℃이하로 떨어져서 풍부한 수분이 우박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온이 -30℃처럼 너무 낮아져버리면 우박이 잘 만들어지지 않고 -19℃정도의 기온에서 가장 크게 잘 만들어진다.


기온이 낮은 것은 뇌우의 상층부 조건이고 먼저 상승기류가 강하게 일어나서 풍부한 습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강력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지표의 대기가 충분히 가열 되어서 불안정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권의 국가들에서 초여름에 우박이 빈번하게 만들어진다. 특히 대륙 내부에는 건조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뇌우의 결빙층을 낮추는데, 이것은 증발적 냉각을 촉진시켜서 우박이 더 크게 만들고 더 자주 발생시킨다.


그러나, 지표면의 온도가 높다고 무조건 우박이 잘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적도 지방 근처의 열대 기후를 가진 국가들에서는 평균적으로 기온이 매우 높고, 뇌우도 자주 발생하지만 우박은 잘 내리지 않는다. 이것은 열대지방에서는 중위도권에서보다 지표의 뜨거운 공기가 더 높은 곳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물방울의 냉각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앞에서는 기온에 의한 상승기류만 다루었지만, 지형에 의한 상승기류로 인해 우박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산맥을 따라서 대기가 위로 상승하려는 힘을 받게 되면 뇌우를 구성하고 있는 상승기류가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우박이 더 잘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박이 내리는 현상은 산맥을 따라서 자주 보고되는 편이다.


우박의 생성 원리

위에서 알아본 조건들을 만족하는 환경이 있다면, 우박은 공중에서 만들어져서 조금씩 커진다. 먼저 우박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중심이 되는 응결핵이 필요하다. 응결핵으로는 먼지나 빙정 혹은 벌레 등의 것들이 포함된다. 이런 응결핵들이 구름 속에 존재하는 엄청난 과냉각수와 부딪히면서 얼게 되고 엄청난 속도로 덩치를 키운다.


응결핵과 과냉각수가 합쳐지면서 결빙되는 것은 얼음이 물보다 포화 수증기압이 살짝 낮은 것을 이용한 결빙이다. 우박이 덩치를 키우는 결빙 과정은 잠열의 방출과 함께 이루어지는데, 우박 외부가 녹게 되면서 작은 우박들이 흡수한다. 우박은 빗방울과 다르게 무겁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상승기류가 필요하다. 가장 작은 우박을 공중에 띄우기 위한 상승기류는 약 36km/h의 속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승기류로 인해 지속적으로 띄워지는 우박은 구름의 상층부로 수 차례 떠오른다. 크기가 충분히 커져서 더 이상은 상승기류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가졌을 때 우박이 쏟아져 내린다. 이렇게 떨어져 내린 우박을 잘라보면 나무가 나이테를 가지고 있듯 원형의 얼음 띠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우박의 동심원상(Hailstone's Concentric rings)이라고 부른다. 동심원들은 투명한 것과 불투명한 것들이 있는데, 구름 속에 존재하는 수분의 양과 결빙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응결핵이 적은 과냉각수를 흡수할 때는 전체가 급속도로 얼어붙기 때문에 내부의 공기방울이 빠져 나오지 못해서 불투명해지고 과냉각수가 많을 때는 느리게 얼기 때문에 공기방울이 빠져 나와서 우박이 투명해진다.


항공기와 우박

우박이 쏟아져 내리면 지상에 가만히 있는 자동차나 비닐하우스등이 굉장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자동차에 구멍이 뚫린다거나 주택의 지붕이 부서지는 등의 상황도 발생한다.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도 굉장한 피해를 입는데, 빠른 속도로 비행하고 있는 항공기가 우박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우박의 크기와 속도

우박의 크기는 다양한데, 보통 좁쌀만한 크기부터 큰 것들은 탁구공이나 테니스 공만큼 커지기도 한다. 가장 무거운 우박으로 기록된 것은 2kg이 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떤 우박이 떨어져 내릴지 모를 일이다. 우박의 크기가 다양한 만큼 비산하거나 떨어져 내리는 속도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큰 우박들의 비산 속도는 100km/h정도이다. 우박의 크기가 직경 8cm정도까지 성장하는 동안에는 자유낙하 속도가 지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그러나 직경 10cm까지 자랐다면, 자유낙하 속도가 초당 100cm이상으로 대폭 증가한다.

우박으로 인한 항공기의 피해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우박은 엄청난 속도와 그에 비례하는 에너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항공기가 비행함에 있어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엄청나게 강한 상승기류가 뇌우의 구성요소로 존재할 경우에는 뇌우 중심으로부터 수마일 떨어진 곳까지 비산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박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항공기와 부딪히면서 항공기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조종사의 경우 우박이 생성될 수 있는 환경과 우박에 대한 회피법을 숙지해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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