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할 때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있다가 심심해지면 물장구를 치곤 한다. 물에 손을 집어 넣으면 손이 물을 가르고 지나가는 움직임을 따라 공기방울들이 어지럽게 빨려 들어가는 것과 받아놓은 물의 표면이 영향을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항공기가 비행을 할 때 생기는 난기류도 이것과 비슷한데, 날개가 공기를 가르고 지나가면서 생긴다.


비행난기류

비행난기류(Wake Turbulence)는 항공기가 날 때 생겨나는 난기류이다. 항공기는 날기 위해서 날개와 공기의 상호작용을 통해 양력을 발생시켜야 한다. 공기의 흐름이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에서 속도차이가 나면서 양력이 발생한다. 비행난기류는 날개 끝 와류(Wingtip Vortices)라고도 불리는데 날개의 아랫면에서 흐르던 공기가 날개 끝부분에서 정압이 낮은 날개 윗면 쪽으로 분산되면서 발생한다. 이 현상은 양력이 발생할 때 같이 발생하며 정지한 상태와 같은 양력의 발생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생기지 않는다.


비행난기류의 세기는 항공기의 무게, 속도, 재질과 형태 등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무게가 무거우면서 매끄러운 외피를 가진 항공기가 높은 받음각을 가지고 느린 속도로 날 때 비행난기류의 세기가 가장 강하다. 비행난기류는 고정익기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회전익기에서도 만들어진다. 고정익기와 다르게 헬리콥터와 같은 회전익기는 제자리비행(Hovering)이 가능한데 이 때 주회전날개(Main rotor)에서 하강풍(Downwash)과 와류(Rotor tip vortex)가 날개 끝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그 영향 범위는 주회전날개의 직경의 3배까지가 들어간다.

이륙 비행난기류

이륙 비행난기류는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륙활주(Take off roll)을 통해서 속도를 높이고 양력이 발생하면서 떠오르기 시작하는 순간이 바로 비행난기류가 발생하는 순간이다. 하나의 항공기가 이륙하고 나면 그 항공기의 무게와 뒤따라 이륙하고자 하는 항공기의 무게 등의 관계를 따져서 시간을 두고 이륙을 진행한다. 만약 소형 항공기가 대형 항공기가 이륙한 뒤 연달아 이륙하려면 이륙지점과 상승경로(Climb path)도 바꿔야 한다. 소형 항공기의 이륙지점은 대형항공기가 이륙했던 곳보다 활주시작지점에 더 가까이에 위치해야 하고 상승경로 또한 대형항공기가 상승경로보다 높은 고도를 유지하면서 날아오르거나 아예 방향을 바꿔야 비행난기류에 의해 악영향을 받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착륙 비행난기류

앞에서 비행난기류는 양력과 함께 발생하고, 양력이 사라지면 비행난기류 또한 사라짐을 살펴 보았다. 항공기가 착륙할 때는 양력과 속도를 줄여서 활주로 상에 접지해서 정지하는 과정인데, 접지하는 순간 양력이 사라진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하나의 항공기가 착륙한 후 이어서 착륙하는 항공기의 경우 이륙할 때 앞선 항공기의 이륙지점을 봐두었던 것처럼 착륙지점을 잘 봐두어야 한다. 이후 앞선 항공기의 착륙 지점을 지나서 활주로에 착륙을 한다면 비행난기류를 피할 수 있다.

비행난기류 범주

비행난기류의 범주(Wake Turbulence Category)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에서 항공기의 최대이륙중량(MTOM, Maximum Take-Off Mass)을 기준으로 규정한 것이다. 항공기를 크게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경항공기(L, Light, 7000kg 이하), 중간급항공기(M, Medium, 7000kg~136000kg), 중항공기(H, Heavy, 136000kg 이상), 초중항공기(A380-800, Super heavy, 약 560000kg)가 있다.


위와 같이 항공기를 나눈 이유는 이착륙 단계에서 뒤따르는 항공기들과의 중량 차이 등을 고려한 비행난기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공항에 있는 관제사들은 이 범주를 토대로 이착륙 간격을 조절하고 항공기조종사들에게 이륙 및 착륙 가능 여부를 통보한다.


국제 민간항공기구의 범주 외에도 영국의 항공기 범주도 존재하는데 Light, Medium, Heavy와 같이 카테고리 이름이 같은 것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분류의 기준이 되는 기준값들이 모두 다르고, Small(S), Lower Medium(LM), Upper Medium(UM)과 같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카테고리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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