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뇌우를 만나게 되면 멀찍이 우회해서 가는 방법을 가장 먼저 사용하고, 피해가지 못할 경우에는 그대로 뚫고 지나가게 된다. 그러나 설계 단계에서부터 뇌우 지역을 뚫고 지나갈 경우를 대비해서 비행기를 만든다. 따라서 비행기가 낙뢰에 맞는 등의 상황에서도 안타까운 사태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왕복선의 경우는 어떨까?


우주왕복선의 발사와 기상현상

우주왕복선의 경우에는 발사단계에서 이미 뇌우 등의 기상현상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먼저 발사하기에 앞서서 낙뢰, 비, 바람 그리고 가시거리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최대한 맑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날을 고른다. 이렇게 비행기와 달리 우주왕복선을 최대한 안전한 날에 발사하기 위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두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우주왕복선과 낙뢰

우주왕복선은 기본적으로 발사하기에 앞서 기상정보를 수집한다. 그 중에 하나는 낙뢰가 칠 가능성을 계산하기 위해서 수집하는 정보인데, 전하측정기를 통해 대기 중에 존재하는 전기적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는 방법을 쓴다. 이것은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때 낙뢰에 맞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계산하기 위한 것인데, 실제로 예전에 로켓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낙뢰를 맞은 경우들이 있었다. 발사하는 과정에서 보조로켓은 그 경로를 따라 길게 연결된 연기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피뢰침과 같이 낙뢰를 유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왕복선과 비

비행기를 보면, 비가 올 때도 활주로를 통해서 이륙할 때가 있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경우 비가 올 때는 절대로 발사시키면 안 된다. 먼저 빗방울들이 하늘에서 떨어질 때 최대 속도가 약 10m/s까지 올라간다. 더불어서 우주왕복선은 엄청난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면서 임무를 수행할 궤도까지 올라가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 우주왕복선을 발사하게 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과 약 1000km/h의 속도로 부딪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우주왕복선의 외부에 붙어 있는 타일들이 대기권 재돌입 시 발생하는 1400℃정도의 뜨거운 온도로부터 우주왕복선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수히 많은 빗방울에 부딪히며 올라간 우주왕복선의 외부 타일들은 이미 제 기능을 하지 못 한다. 대기권으로 재진입 했을 때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진 우주왕복선의 외피는 타일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별똥별처럼 타오르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우주왕복선과 바람

우주왕복선의 발사에는 낙뢰와 비 뿐만 아니라 바람도 굉장히 중요한 조건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발사과정을 비롯해서 우주왕복선이 다시 되돌아 오는 과정에서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먼저 발사과정을 살펴 보면, 우주왕복선이 발사대에 고정되어 있던 것을 풀고 추진력을 발생시켜서 하늘로 날아오르게 되는데 이 때 바람이 심하게 불면 옆에 있던 발사대에 부딪힐 수 있다.


우주왕복선이 발사 이후 임무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때 비상착륙(RTLS 포기 : Return to Launch site)과정을 통해서 발사장으로 되돌아 온다. 이 때, 바람이 많이 불면 착륙하는 과정에서 바퀴에 과도한 하중이 실리는 등의 원인으로 우주왕복선이 활주로를 벗어날 수도 있다.

우주왕복선과 가시거리

우주왕복선의 발사에 제한사항으로 작용하는 것들 중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가시거리이다. 발사 후 목표로 한 궤도에 도착하는 것이 확실한 경우에는 가시거리의 확보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상착륙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자동 착륙 장치를 가지고 있지만 단순히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임무 수행을 포기한 것이 아닌 우주왕복선이 고장이 생겨서 되돌아 오는 것이라면 자동 착륙 장치 또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수 없는 기상상황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우주센터의 날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발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만약, 케네디 우주센터의 날씨가 좋은데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있는 비상 활주로의 날씨가 나쁘다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서 발사를 취소하거나 일정을 연기한다. 이것은 대서양 상공 상에서의 실패 상태(TAL 포기 : Trans Atlantic abort)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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