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출전한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제자리에서 뛰는 것만으로 가로대를 넘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들 중 도움닫기 과정 없이 5m ~ 6m에 달하는 가로대는 도달조차 못 할 것이다.

 

그러나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도움닫기 과정과 장대가 선수를 충분히 받쳐준다면, 가로대를 넘을 수 있을 것이다.

 

항공기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필요하다. 항공기의 개발 초기에는 제자리에서 날아오르는 수직이륙에 대한 시도가 활주이륙보다 더 먼저 존재했다.

 

그러나 최초의 동력 비행은 고정익 항공기를 통한 활주이륙이였다. 활주로를 통해 빠른 속도(도움닫기)를 내고 그에 따른 상대풍(장대)을 통해 양력(장대의 탄성력)을 받아 날아오르는 원리이다.

 

시간이 흐르고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여전히 제자리 뛰기로 가로대를 뛰어넘지 못했지만, 항공기는 수직이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직이착륙기

 

앞에서 보았듯 고정익기는 양력을 얻기 위해서 활주로를 달리고, 비행중에도 상대풍을 통해 충분한 양력을 얻기 위해서 수평방향 속도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

 

고정익기와 다르게 수평방향의 속도가 없더라도 이착륙할 수 있는 모든 항공기를 우리는 추직이착륙기(VTOL- Vertical Take-Off and Landing)라고 한다.

 

상대풍을 통한 양력을 받아 이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직이착륙기가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큰 양력을 만들어낼 추가 동력-장치가 있어야 된다. 추가적인 창치를 장착하거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순항하는데 있어서는 고정익기보다 불리한 점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직이착륙기는 그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추력벡터(Vectored Thruster) 방식 : 순항과 이착륙 시 사용 제트추력의 분사방향만 수평-수직으로 바꾼다.

틸트로터(Tilt Rotor) 방식 : 순항과 이착륙 시 로터의 방향만 바꾼다.

헬리콥터 : 로터의 회전축을 기체에 고정시켜서 양력과 추진력을 함께 얻는다.

 

 

수직이착륙기와 헬리콥터

 

수직이착륙기의 세 가지 구현 방식을 위에서 간략하게 소개했다.

 

헬리콥터가 다른 두 가지 방식을 채택한 기종들과 함께 수직이착륙기에 속하기도 하지만, 분류를 할 때 다른 두 기종만을 수직이착륙기로 묶고 헬리콥터는 따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수직이착륙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비행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헬리콥터의 경우 고정익기와 다르게 양력을 받기 위한 날개(고정익)가 없고, 순항과 이착륙의 모든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로터를 통한 양력을 쓰고 있다.

 

반면에 추력벡터 방식과 틸트로터 방식의 경우 기존의 고정익기들과 같이 비행 시 기체에 붙어 있는 날개를 통해 양력을 얻는다.

 

틸트로터 방식도 헬리콥터처럼 로터를 가지고 있는데, 왜 추력벡터 방식과 같이 묶이고 헬리콥터는 따로 나누는지에 대해 궁금할 수 있다.

 

헬리콥터처럼 틸트로터 방식 또한 이착륙할 때 로터를 통해서 양력을 얻기는 하지만, 이것은 헬리콥터 모드라고 불리는 비행모드를 잠시 쓰는 것이고, 순항 시 로터가 전방을 향해 프로펠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날개를 통해 양력을 얻게 된다.

 

따라서 틸트로터 방식은 헬리콥터가 아닌 추력벡터 방식과 함께 묶이게 되는 것이고, 헬리콥터와 고정익기의 비행방식을 아우르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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