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잠을 자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발이 땅을 밟고 있고 머리가 하늘을 향하게 된 상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만약 자동차가 거꾸로 뒤집어진 채로 달리고 사람들이 건물을 걸어 다닐 때 천장을 딛고서 돌아 다니면 어떨까?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도 의외로 잘 적응해서 생활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우주왕복선의 경우 궤도로 날아가는 단계에서부터 서서히 뒤로 기울어지게 만들고 우주공간에 도착했을 때는 위와 아래가 뒤집힌 자세를 취하게 된다. 도대체 왜 우주왕복선은 뒤집어진 상태를 만들고 또 유지하는 것일까?


우주왕복선이 뒤집어진 이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우주왕복선이 뒤집어진 상태를 하게 되는 데는 크게 2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내장된 장치가 고장이 나버려서 사람이 직접 조종해서 궤도로 진입해야 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우주공간에서의 극한 환경을 효과적으로 버티기 위해서이다.

자동항법장치의 고장

우주공간의 궤도로 나아가는 상승 비행 중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조종사는 조종간을 뒤로 당기기 시작한다. 조금씩 뒤로 기울어지던 우주왕복선은 결국 뒤로 뒤집힌 상태를 취하게 되고 궤도 상에 안착했을 때는 지구 표면과 평행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상승 비행 중 조종사가 기체를 뒤집어 버리는 것을 피치 조종 비행이라고 하는데, 기존의 비행과 달리 조종사의 머리 위는 지구 표면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자세를 바꾸는 이유는 자동항법장치가 고장 난 경우 조종사가 직접 우주왕복선을 궤도로 진입시켜야 하는데, 제빨리 지구 표면을 볼 수 있게 되서 조종을 함에 있어 도움이 된다.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의 조금 위에 우주왕복선의 코끝을 맞춘 뒤 복귀 비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만약 대기권 내에서 비행하는 평범한 항공기들처럼 위아래가 뒤집히지 않은 자세라면 조종사가 조종실의 창문을 통해서 지평선을 볼 수가 없게 되어 재진입을 시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우주의 극한 환경에 대비한 열적 안정

우주공간과 우리가 사는 지구 표면은 그 환경이 매우 다르다. 많은 환경들이 다르지만, 우주왕복선이 궤도상에서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있는 원인은 열과 관계가 있다. 우주왕복선의 표면에 햇빛이 닿으면 그 온도가 120℃를 넘길 정도로 뜨거워지고 햇빛이 닿지 않은 반대편에는 온도가 -130℃까지 떨어지게 된다. 약 250℃의 큰 온도 차는 외피를 수축 및 팽창 시키면서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그 결과 휘어져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우주왕복선은 위와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윗부분을 지구 표면을 향하게 뒤집어진 상태를 취하게 되는데, 이것은 열적으로 가장 안정된 자세이다.


그러나, 모든 순간에서 뒤집어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임무에 따라서 필요할 경우 자세를 바꿔서 연구나 정보 수집 등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열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자세를 바꿔서 임무 수행을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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