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데울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전자레인지를 통해서 쉽고 빠르게 데우는 방법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전자레인지가 작동을 멈췄을 때 음식이 든 그릇이나 용기가 너무 뜨거워서 그냥 못 꺼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주방에서 사용하는 장갑이라던가 행주 등을 이용해서 뜨거운 그릇과 직접적으로 접촉해서 손이 데이는 것을 방지한다.


위와 같이 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을 차단하는 방법은 우주왕복선에서도 쓰이는 방법이다. 지구 주변의 우주공간상 궤도를 돌면서 수행하던 임무가 끝나면 우주왕복선은 다시 지구에 있는 우주센터로 복귀를 한다. 이 때 굉장히 높은 곳에서부터 떨어져 내려오기 때문에 특별히 가속을 하지 않는다 해도 엄청난 속도가 붙는다. 또한 대기권의 공기입자가 풍부한 곳으로 들어오면서 엄청난 열이 발생하고 우주선이 녹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방열대책이 필요하다.


우주왕복선이 녹는걸 막아라!

우주 상의 궤도에서 지구로 복귀하는 우주왕복선은 약 30000km/h의 속도로 공기 입자와 부딪힌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부딪히기 때문에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데, 이 때 온도는 1600℃ 정도까지 치솟는다. 그런데, 우주왕복선은 대부분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저렇게 높은 온도에서 버틸 수가 없고 결국 녹아 내리게 된다. 안타까운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방열대책이 필요했고,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타일들을 이용해서 방열장치(TPS, Thermal Protection System)을 통한 방법을 쓴다.

방열장치

초기의 방열대책은 우주왕복선이 귀환비행을 시작하기 전에 녹아 내리는 물질을 외부에 바르는 방법을 사용했다. 뜨거운 공기의 열을 이 물질이 흡수서 상태변화를 위한 에너지로 사용하는 방식인데, 일회성 조치로 끝나서 다음 비행에서는 다시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녹아 내리지 않는 신소재 타일을 사용한 방열대책은 여러 번의 재사용을 가능하게 했다.


주요 성분이 모래와 같고, 녹인 상태에서 섬유처럼 뽑아 만든다. 그 속의 90%는 공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굉장히 가볍다. 이 타일은 열을 받아들인 후 표면이 식는 시간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1300℃ 정도에서 가열을 하고 난 뒤 맨손으로 잡을 수 있다. 이 때 표면은 식은 상태이지만, 내부는 1300℃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주왕복선이 들어올 때 모든 부위에서 같은 온도의 상황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날개와 같은 부분은 1600℃정도의 더 높은 열을 받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는 특별히 탄소 소재의 타일을 사용해서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재진입 속도를 줄이는게 좋지 않은가?

위와 같이 타일을 이용한 방열대책은 사실 지상에서 궤도로 우주왕복선이 쏘아 올려질 때는 크게 필요가 없다. 그러나 궤도에서 지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속도로 인해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면 안 되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주왕복선을 궤도에 올릴 때와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와 그에 상응하는 연료를 필요로 하는데, 그 정도의 공간은 없다. 따라서 우주왕복선은 연료를 싣는 것이 아닌 공기와의 마찰을 통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게 되었다.


우주로 나아갈 때는 방열대책이 사용되지 않는가?

앞에서 궤도에서의 엄청난 속도와 복귀 시의 엄청난 온도, 그리고 속도를 줄이려면 필요한 에너지 등에 대해 알아 보았다. 그렇다면, 왜 우주왕복선이 발사될 때는 저런 엄청난 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궤도로 올라갈 때의 상황이 정지된 상태에서 속도가 증가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수직으로 대기권을 이탈하기 때문에 공기입자가 점점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공기입자와의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열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복귀할 때처럼 극초음속의 비행이 곧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 때 공기 입자와의 마찰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은 방열장치인 타일들로 보호되고 있으므로 별도의 방열대책은 필요 없다. 다만, 고체연료 로켓과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이 로켓의 가장 앞부분을 잠열물질로 보호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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